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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천재는 아이와도 같다  - 서양의 히어로



  ‘아이언맨을 미국의 패권주의라는 텍스트로 읽을 수 있지만 캐릭터에 한해서는 정확한 분석이라 말하기 어렵다. 아이언 맨은 냉전의 시대에서 태어났기에 그러한 농도 짙은 이념을 입었지만 오늘 날 영화에서까지 공산당을 때려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언맨2에서도 적대자(윕 플래시)가 러시아 출신으로 나오지만 그것은 그의 프로필일 뿐이다. 오히려 속편이 갖는 갈등의 핵심은 냉전이 아닌 기술자간의 특허분쟁이 더욱 정확하다. 그렇다면 긴 시간이 흘러 아이언맨이란 캐릭터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영화는 그것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아이언 맨의 정체

 

  오히려 아이언맨은 천재 슈퍼히어로에 대한 보고서로 봐야할 것이다. 무기 산업에 몸담고 있는 그의 직업은 그저 배경일 뿐이다. 그 전에 우리가 분리해 봐야할 것이 있다면, 그를 둘러싼 1) 패권주의 2) 보편적 애국심 3) 기업가 4) 천재 엔지니어라는 항목이다. 그를 대변하는 것 중 가장 적합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한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란 캐릭터에게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읽을 수 있으려면 굳건한 애국심이라든지, 그런 면도 함께 봐야할 것이다. 아이언맨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아닌 그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타입이다. 무기 산업가들이 실제로도 그렇듯, 토니는 이익에 크게 움직이는 사람이며, 그에게 국가는 비즈니스 프렌드일 뿐이다. 패권주의는 막강한 무기와 기술을 등에 업은 미국이라는 것을 설명할 때 정확하겠지만 무기 산업과 거기에 몸담고 있는 사람을 설명 할 때는 개념이 두루뭉술해진다. 아이언맨과 국가를 둘러싼 텍스트 정도로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캐릭터의 중심 이데올로기로써 작용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토니가 종종 망나니 같은 모습을 보여도 나라를 아끼는 마음 정도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토니의 행위의 주체가 되는 것이 그런 종류의 보편적 애국심이라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그는 로드 중령과는 다른, 국가 없이도 살 수 있는 힘을 가진 기업 총수의 모습이 더 강하지 않던가. 그러나 토니는 또한 기업가로서, 경영인으로서의 모습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자질구레한 것들은 모두 비서에게 맡기고 그 시간에 파티나 즐기겠다는 것이 분명 그의 신조일 것이다. 그를 둘러싼 안개를 거둬내면 결국 그를 대변하는 것은 패권주의도 기업가도 아닌 천재 엔지니어만이 남게 된다. 이러한 아이언맨이란 캐릭터의 본질은 극 중 뼈 속까지 기업가인 오베디아와의 대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천재의 비싼 장난감

  아이언맨이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집에서 일하는 것을 보면, 일을 한다기 보다 노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집안 풍경도 놀이터에 가깝다. 그의 운영체제 자비스나 A.I.로봇은 그의 소꿉놀이에 동원되는 친구들이자 장난감이다. 토니에게 스타크 인더스트리란 단순한 기업이 아닌 놀이터인 것이다. 그에게 안정적 수익, 주가, 환율 따위는 관심 밖의 일이다. 그는 겁나 비싼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어린아이다. 그는 오로지 어떻게 장난감을 조립하여 명예와 신망을 얻고 오늘 밤 어떤 여자와 옴팡지게 놀아볼까 이 생각뿐이다.

 

토니야, 방 좀 치우라고 했지?”

 

천재형 인물

  어른이 된 사람에게 아이 같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일까? 그저 유치하다거나 개념 없다는 식의 단점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여자아이의 치마를 들치고 쿡쿡 찔러보려는 꾸밈없는(?) 어린아이 같은 성질. 오늘은 누구의 젖무덤에서 잘까 하는 토니의 여성편력은 유아기적 쾌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의 바람둥이 기질 역시 어린이 토니 스타크를 대변하는 일부일 뿐이다. 그에게서 발견되는 아이 같다는 것의 진면목은 곧 민감하고도 무한한 집중력으로 풀이돼야 할 것이다. 초인적인 두뇌로 슈트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은 그 괴물 같은 집중력이 아니던가. 토니 스타크의 강력한 무기가 천재적 기술이라 할 때 그 것을 지원하는 것이 패권주의 따위인지, 막강한 자본인지, MIT 졸업장인지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그의 원동력은 변치 않고 어린 시절 부터 끝없이 단련해온 그 지독한 집중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천재들이 갖는 집중력은 때론 타인에게 괴팍한 고집으로 보일 수도 있다. 밥 먹으라 부르는데 자기가 하는 일(놀이)에 정신 팔려 있는 아이를 두고 비범한 집중력으로 바라보기보다 그냥 고집쟁이로 읽히기 쉬운 것이다.

 


  또한 천재 치고 자기자랑을 하지 않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골방에서 공을 세우고 혼자 자화자찬 하는 사람은 없다. 나 이외의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야 천재라 불릴 수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알게 될 때, 그것이 나와 관련되고, 참으로 간지 나는 것이라 생각되면, 아이는 타인에게 밑도 끝도 없이 자랑 질 하지 않던가. 이것은 또한 천재, 비범한 사람이 행동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명예욕구로 볼 수 있다. 아이언맨의 이러한 애 같은 성질을 볼 때 다른 슈퍼히어로와 구분되는, 가장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는 것은 이상할 일도 아니다. 어린아이가 자기자랑을 하면 안 되는, 대책 없이 나대서는 안 되는 몇 가지 사회적 이유, 겸손을 알던가?

"ㅇㅇ 내가 아이언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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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VEL MOVIES : 아이언 맨 2012/02/03 23:19 #

    -영화의 주요 세일즈 포인트는 속도감 넘치는 액션과 현란한 메카닉의 향연이지만 사실 이 영화의 핵심은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성격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사건들을 펼쳐보이는 데 있다. 엄청난 유명인사에 집안도 부자이고 십대에 대학을 졸업할 정도로 천재인 데다 고철 덩어리만 갖고도 전장의 개념을 확 뒤엎을 만한 신병기를 뚝딱 만들어내는 기적의 손재주까지 갖고 있으니 이쯤 되면 마블 유니버스뿐만 아니라 슈퍼히어로계 전반을 봐도 찾아보기 힘든 엄마친구아...... more

덧글

  • nobody 2012/02/03 16:08 # 답글

    지극히 공감합니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히어로였군요! ^^
  • 닭스베이더 2012/02/04 03:52 #

    네, 페퍼의 고생길이 훤하게 보이죠. 흙흙
  • 오엠지 2012/02/03 18:22 # 답글

    우왕 ^^
  • 닭스베이더 2012/02/04 03:53 #

    부왘
  • maple 2012/02/03 18:51 # 답글

    그래서 아이언맨과 토니 스타크가 좋아요.
  • 닭스베이더 2012/02/04 03:55 #

    그는 귀여운 남자죠. 키킥
  • wasp 2012/02/03 19:32 # 답글

    그러니까 토니 스타크를 표현하자면 천재 키덜트 공돌이?
  • 닭스베이더 2012/02/04 03:57 #

    역시 전 세계 덕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죠. 크큭
  • 잠본이 2012/02/03 23:20 # 답글

    영화에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이미지에 맞추다 보니 더더욱 그런 면이 강해진 것 같더군요.
    원작에선 미묘하게 다른 느낌... (약간 더 어른스러운 대신 좀더 다른 방향으로 뒤틀린 성격이랄까;;;)
  • 닭스베이더 2012/02/04 04:00 #

    큭. 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원작은 덜 경쾌한, 좀 더 무거운 분위기죠. 영화로 옮겨지면서 평범한 서사에 비해 캐릭터 하나는 제대로 발전시킨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돼요. 국내에서 듣보잡 취급받다 지금은 가장 인기 있는 슈퍼히어로가 된 데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한몫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아야카 2012/02/04 00:45 # 답글

    뛰어날수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건 어쩔수 없는걸지도 모르겠네요.
  • 닭스베이더 2012/02/04 04:01 #

    네 인간의 욕심은 그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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